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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기판 회사로 알았다면, 대덕전자는 이제 반도체 회사라던데…

대덕전자 반도체 패키지 기판과 MLB 매출 구조 한눈에 보기

대덕전자를 검색하면 통신용 기판에서 반도체 기판으로 옮겨 갔다는 설명을 먼저 보게 되시죠?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립니다. 2026년 2분기 매출에서 반도체 패키지 기판이 86%를 차지한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통신용으로 알려진 MLB는 같은 기간 매출이 53% 늘었어요.

비중은 내려갔는데 금액은 늘어난 겁니다. 줄어서 밀려난 것이 아니라 옆에 있는 사업이 더 빨리 커진 결과예요.

이 차이는 2026년 2분기 매출 4,010억원이 어떻게 나뉘는지부터 봐야 보입니다.

2026년 2분기 매출 4,010억을 만든 네 가지 제품

대덕전자가 파는 것을 한마디로 줄이면 인쇄회로기판입니다. 반도체 칩을 얹는 판과 통신 장비 안에 들어가는 판이 모두 여기 들어가요.

회사는 2026년부터 이 판을 네 갈래로 나눠 실적을 공개합니다. 2026년 2분기 매출 4,010억원을 기준으로 FC-CSP가 43%, FC-BGA가 23%, CSP가 20%, MLB가 14%입니다.

앞의 셋이 반도체 칩을 얹는 패키지 기판이고, 셋을 합치면 86%인 3,435억원이에요. 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63% 늘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걸리는 것이 있어요. 회사는 2025년까지 메모리·비메모리·MLB로 나눠 발표했습니다. 2026년부터 쓰는 네 갈래에서는 FC-CSP 안에 GDDR7이나 DDR5 같은 메모리용 제품이 들어가요.

그래서 2025년 비중표와 2026년 비중표를 나란히 놓고 빼기를 하면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연도를 건너뛰어 그대로 비교할 수 있는 항목은 이름이 바뀌지 않은 MLB 하나예요.

넷 중 가장 작은 14%가 그 MLB입니다. 그러면 이 사업은 정말 밀려난 걸까요?

대덕전자 2026년 2분기 FC-CSP·FC-BGA·CSP·MLB 매출 비중 구성

MLB는 비중이 내려가는 동안 매출이 53% 늘었다

MLB는 층을 여러 겹 쌓아 만드는 다층기판입니다. 통신 장비나 서버 안쪽에 들어가는 큰 판이라, 대덕전자를 통신 기판 회사로 부르게 만든 제품이기도 해요.

밀려난 사업이라면 매출도 줄었어야 맞습니다. 그런데 MLB 매출은 2026년 2분기에 575억원으로, 1년 전 같은 분기 377억원보다 53% 늘었어요.

비중이 내려간 이유는 다른 데 있습니다. 같은 기간 대덕전자 전체 매출은 63% 늘었어요.

전체가 63% 크는 동안 MLB가 53% 컸으니, 100을 나눠 갖는 비중표에서는 MLB 칸이 좁아집니다. 1년 전 전체 매출은 2,460억원 남짓이었고, 그때 MLB가 차지한 몫은 15%쯤이었어요.

비중이 1%포인트 내려가는 동안 금액은 198억원 늘어난 셈입니다. 비중표만 보면 이 198억원이 보이지 않아요.

남은 575억원 안을 열어 보면 이야기가 한 번 더 뒤집힙니다.

대덕전자 MLB에서 통신용 기판은 얼마나 남았을까?

MLB를 통신용 기판이라고 부를 때, 실제로 통신 장비에 들어가는 몫이 얼마나 되는지 세어 보신 적 있으신가요?

회사가 밝힌 MLB 안의 응용처별 비중은 항공우주 32%, 네트워크 30%, 방산 22%, 기타 14%, AI 2%입니다. 가장 큰 자리는 통신이 아니라 항공우주예요.

항공우주와 방산을 합치면 54%로 절반을 넘습니다. 대덕전자의 MLB는 이미 통신 제품보다 항공우주·방산 제품을 더 많이 파는 사업입니다.

통신 장비에 들어가는 네트워크용은 30%입니다. 575억원의 30%면 약 173억원이에요.

이 173억원을 전사 매출 4,010억원으로 나누면 4.3%가 나옵니다. 통신 기판 회사라는 이름표가 실제로 걸려 있는 자리가 분기 매출의 4.3%인 셈이에요.

대덕전자 MLB 응용처별 비중, 항공우주·방산·네트워크 비교

여기까지가 무엇을 만드는지입니다. 다음은 그 판을 어디에 파는지 볼 차례예요.

매출의 51%가 국내 거래처를 거쳐 해외로 나간다

지역별 매출만 보면 내수 중심 회사라는 인상이 남습니다. 2026년 상반기 지역별 매출은 한국 4,012억원, 중국 1,444억원, 미국 961억원이에요. 한국이 53.7%로 절반을 넘습니다.

그런데 같은 보고서를 수출 구분으로 다시 나누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내수가 4%, 로컬 수출이 51%, 직수출이 45%예요.

로컬 수출은 국내 업체에 납품하지만 결제와 정산이 수출로 잡히는 거래를 말합니다. 반도체 회사가 국내 공장에서 칩을 만들어 해외로 내보낼 때, 그 칩에 붙은 기판도 함께 나가는 구조예요.

주소지는 한국인데 최종 목적지는 해외인 매출이 절반입니다. 지역별 표의 한국 4,012억원 가운데 순수한 내수는 4%뿐이에요.

반기보고서에 적힌 주요 매출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스태츠칩팩코리아입니다. 앞의 둘은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고, 뒤의 둘은 만들어진 칩을 패키지로 묶는 회사예요.

지금까지는 이미 벌어진 일입니다. 앞으로를 정하는 숫자는 따로 있어요.

시설투자 7,100억을 확정된 일로 읽으면 안 되는 이유

2026년에 대덕전자가 낸 신규 시설투자 공시는 두 건입니다. 5월 11일에 2,130억원, 7월 20일에 4,970억원이에요.

공시에는 각각 자기자본의 23.74%와 55.39%라고 적혀 있습니다. 두 건을 합치면 7,100억원이고, 자기자본의 79%에 해당해요.

공시에 적힌 비율을 거꾸로 풀면 이 회사 자기자본이 나옵니다. 2,130억원을 0.2374로 나누면 약 8,970억원이고, 4,970억원을 0.5539로 나눠도 같은 값이 나와요.

그런데 반기보고서는 이 둘을 같은 칸에 넣지 않았습니다. 5월에 결정한 2,130억원은 진행 중인 투자로, 7월에 결정한 4,970억원은 향후 투자계획으로 나뉘어 적혀 있어요.

연기된 전례도 있습니다. 회사는 2022년 4월에 2,7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가, 2024년 12월에 종료 시점을 2024년에서 2027년으로 3년 미뤘어요. 공시에 적힌 사유는 전방 시장 수요 변동성 확대였습니다.

대덕전자 7,100억원 반도체 시설투자 공시 현황

2026년 두 건의 공시에도 투자기간은 변경될 수 있다는 문장이 그대로 붙어 있습니다.

공시 원문에서 확인되지 않는 것도 하나 있어요. 투자 목적란에는 반도체용 제품 생산 설비라고만 적혀 있고, 어떤 제품인지 어느 사업장인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FC-BGA 라인이라거나 특정 공장이라는 설명은 공시가 아니라 기사에서 붙은 이야기예요. 7,100억원이 어디에 들어가는지는 아직 회사가 문서로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쓸 돈을 봤으니, 지금 벌고 있는 돈을 볼 차례입니다.

상반기 영업이익 1,215억, 수출 단가가 35% 오른 이유

이 회사가 지금 얼마나 벌고 있는지부터 보겠습니다. 2026년 상반기 연결 매출은 7,472억원, 영업이익은 1,215억원입니다.

2025년 한 해 영업이익이 490억원이었으니, 반년 만에 지난해 연간치의 약 2.5배를 벌었어요. 반기보고서에 적힌 가동률은 84%입니다.

눈에 띄는 항목은 수출 단가입니다. 2026년 상반기 수출 평균단가는 제곱미터당 1,952,699원으로, 2025년보다 35% 높아요.

단가가 올랐다고 해서 값을 올려 받은 것은 아닙니다. 보고서에 적힌 변동 사유는 판매제품의 구성의 변화예요. 같은 판을 비싸게 판 것이 아니라, 비싼 판을 더 많이 팔았다는 뜻입니다.

비중과 금액과 단가를 한 번씩 봤습니다. 셋 중에 가장 자주 잘못 읽히는 것이 비중이에요.

대덕전자 FC-BGA가 23%에서 26%로 올랐다는 말

기사에서 이런 문장을 만나게 됩니다. 대덕전자의 FC-BGA 비중이 23%에서 26%로 올랐다는 서술이에요.

숫자만 보면 3%포인트 상승입니다. 그런데 두 값은 나눗셈의 아랫자리가 서로 다릅니다.

26%는 패키지기판 부문 안에서 FC-BGA가 차지하는 몫이고, 23%는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몫이에요. 분모가 다른 두 값을 이어 붙이면 없던 상승이 생깁니다.

기준을 맞춰 놓고 다시 세면 결과가 바뀝니다. 패키지기판 부문 안에서는 27%에서 26%로 내려갔고, 전사 기준으로는 23%에서 23%로 제자리예요.

대덕전자 FC-BGA 매출 비중과 금액 변화 비교

그러면 이 제품은 제자리걸음일까요. 금액으로 보면 785억원에서 893억원으로 늘었습니다.

비중은 제자리인데 금액은 108억원 늘어난 겁니다. MLB에서 봤던 것과 똑같은 일이 여기서도 벌어져요.

비중은 옆에 있는 제품이 얼마나 컸는지에 따라 흔들립니다. 금액은 그 제품이 실제로 얼마나 팔렸는지만 말해 줘요. 대덕전자가 어느 쪽으로 가고 있는지 보려면 비중표보다 금액을 먼저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마지막으로 짚어 둘 것이 하나 있어요. 회사 자료에 나오는 대면적 FC-BGA 양산 시작이나 AI향 MLB 양산 본격화는 3분기 전망 항목입니다. 2분기에 이미 매출로 잡힌 실적이 아니니, 두 문장이 실현됐는지는 3분기 보고서의 제품별 금액에서 확인하는 편이 정확해요.

제품 구분과 투자 일정은 분기마다 달라집니다. 숫자를 직접 맞춰 보시려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분기보고서와 회사가 올리는 분기 실적 자료를 함께 여시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대덕전자와 ㈜대덕은 같은 회사인가요? A. 종목코드가 다른 별개의 상장사입니다. 대덕전자는 353200, ㈜대덕은 008060이고 시가총액도 크게 차이가 납니다. 1972년 창업 이력이나 2018년 대덕GDS 흡수합병처럼 오래된 연혁은 008060 쪽에 붙는 내용이라, 두 회사를 섞어 놓은 설명은 걸러서 보셔야 해요.

Q. 대덕전자는 언제 세워진 회사인가요? A. 2020년 5월 1일을 분할기일로 주식회사 대덕에서 인적분할해 신규 설립됐습니다. 분할 전 회사가 쓰던 이름이 대덕전자 주식회사였기 때문에 사명만 보면 헷갈리기 쉬워요. 법인 설립일 기준으로는 2020년이 시작점입니다.

Q. 로컬 수출로 잡히면 환율 변동의 영향을 받나요? A. 로컬 수출은 국내 업체와 거래하면서도 외화로 결제하는 방식이라 환율에 노출됩니다. 다만 계약 조건에 따라 결제 통화와 시점이 달라져서 회사마다 영향이 같지 않아요. 대덕전자의 환위험 관리 방식은 반기보고서의 재무제표 주석에 별도로 적혀 있습니다.

Q. 시설투자가 실제로 집행되고 있는지는 어디서 확인하나요? A. 분기·반기보고서의 설비투자 항목에서 진행 중인 투자와 향후 투자계획이 나뉘어 있는지 보시면 됩니다. 계획으로 분류돼 있던 금액이 진행 중으로 옮겨 갔는지, 유형자산 취득액이 실제로 늘었는지가 집행 여부를 보여 줘요. 종료 시점이 바뀌면 정정 공시가 따로 나옵니다.

Q. 가동률 84%는 공장이 다 찼다는 뜻인가요? A. 회사가 산정한 생산능력 대비 실제 생산량의 비율이라, 산정 기준 자체가 회사마다 다릅니다. 정기 보수나 제품 전환에 쓰는 시간이 있어 100%가 정상 상태는 아니에요. 같은 회사의 이전 분기 가동률과 비교하는 편이 해석에 도움이 됩니다.

Q.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얼마나 차지하는지도 나오나요? A. 반기보고서는 주요 매출처의 이름만 적고 거래처별 금액이나 비중은 공개하지 않습니다. 공개되는 범위는 지역별 매출과 내수·로컬 수출·직수출 구분까지예요. 특정 고객사 비중을 다룬 수치는 증권사 추정치인 경우가 많으니 출처를 구분해서 보시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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