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산주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한국항공우주는 그냥 ‘KF-21 만드는 회사’로만 기억에 남았어요.
완제기가 매출의 63%, 기체부품이 27%입니다. 2025년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고정익(42.33%)과 회전익(20.79%)을 합치면 2조2,883억원이고, 보잉·에어버스에 넘기는 기체부품·민수가 9,881억원으로 27.26%를 차지해요. 전투기와 헬기를 통째로 파는 회사이면서, 동시에 남의 여객기 꼬리날개를 깎아 보내는 회사인 셈이죠. 아래에서는 이 두 축이 어디서 갈리는지, 매출처와 수주잔고에서는 왜 순서가 뒤집히는지 차례로 봅니다.
숫자는 전부 공시에 적힌 값으로만 맞췄어요.
한국항공우주에서 완제기와 기체부품이 갈라지는 지점
완제기는 회사가 설계부터 최종 조립까지 책임지고 통째로 넘기는 항공기입니다. T-50 계열 고등훈련기, 그 파생형인 FA-50 경공격기, KT-1 기본훈련기가 여기 들어가요. 개발과 최초 양산이 같이 굴러가고 있는 KF-21도 이 축입니다. 헬기도 성격이 같아요. 육군 기동헬기 수리온(KUH)과 소형무장헬기(LAH)를 만들어 군에 인도하죠.
기체부품은 하는 일이 다릅니다. 보잉과 에어버스가 설계한 민항기에서, 특정 구조물만 맡아 만들어 보내는 하청 성격의 사업이에요. 회사는 이 부문을 “Boeing, Airbus, IAI 등에 기체구조물 제작, 납품”이라고 설명합니다.
둘의 차이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완제기는 KAI 이름표를 달고 나가고, 기체부품은 남의 비행기 안으로 들어가 이름이 지워져요. 그래서 완제기는 국가 간 수출 계약 뉴스로 움직이고, 기체부품은 보잉·에어버스의 월 생산 대수로 움직입니다.
완제기 매출 2조2,883억을 고정익과 회전익으로 나눠 보기
사업보고서의 부문별 매출 표는 완제기를 하나로 묶어 두지 않고 네 줄로 쪼개 놓았어요. 2025년 값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 고정익: 1조3,879억원 (38.28%) — T-50 계열, KF-21 계열, KT-1 계열
- 고정익 기타: 1,468억원 (4.05%) — 시뮬레이터, 창정비, PBL 같은 후속 지원
- 회전익: 6,371억원 (17.58%) — KUH/LAH 계열
- 회전익 기타: 1,164억원 (3.21%) — PBL, 관용 헬기 등
네 줄을 더하면 2조2,883억원, 비중으로는 63.12%예요. 여기에 위성·무인기·시뮬레이터 등을 담은 ‘기타’가 3,488억원(9.62%)으로 붙고, 기체부품·민수가 9,881억원(27.26%)입니다. 표 전체 합계는 3조6,252억원이고요.
주의할 게 하나 있어요. 뉴스에 나오는 2025년 매출 3조6,964억원과 이 표의 합계 3조6,252억원은 서로 다른 숫자입니다. 부문별 표는 별도 기준이고, 뉴스 실적은 연결 기준이라 그래요. 차이 711억원이 한국항공서비스, 에스앤케이항공, 제노코 같은 자회사들의 몫입니다. 부문 비중을 계산할 때 분모를 연결 매출로 잡으면 값이 조금씩 어긋나니, 표 안의 합계로 나누는 편이 깔끔해요.

기체부품 9,881억이 나오는 보잉·에어버스 기체구조물
민항기 한 대는 수많은 회사가 나눠 만듭니다. 한국항공우주가 맡는 건 그중 큰 덩치의 구조물이에요.
- B737 MAX 수평·수직 미익(꼬리날개) 구조물
- B787 관련 구조물
- A320·A350 계열 날개 구조물
- 엔진 나셀 관련 부품
이 사업의 크기를 가장 잘 보여 주는 건 2024년 12월에 회사가 알린 보잉과의 연장 계약입니다. B737 MAX 미익 구조물을 2027년부터 2032년까지 6년간 공급하는 조건이고, 규모는 1조1,268억원이에요. 기존 계약(2022~2026년)이 끝나기 한참 전에 다음 6년을 미리 채워 둔 셈이죠.
매출처 표를 보면 이 부문이 어디로 나가는지가 더 선명합니다. Airbus 계열이 5,074억원(14.00%), Boeing 계열이 3,383억원(9.33%), IAI·EMBRAER 등이 988억원(2.73%)이에요. 에어버스 쪽이 보잉보다 큽니다. 보잉이라는 이름이 먼저 떠오르지만, 실제 청구서는 에어버스에서 더 많이 나가고 있어요.
3년 치를 겹쳐 보면 기체부품 비중만 계속 올랐어요
“수출이 터져서 매출이 커지는 중”이라는 인상과 실제 표는 결이 다릅니다. 별도 기준 매출 총액은 2023년 3조7,984억원, 2024년 3조5,984억원, 2025년 3조6,252억원이에요. 3년째 3조6천억원 안팎에서 제자리걸음이고, 2023년보다 오히려 작습니다.
그동안 꾸준히 올라간 건 완제기가 아니라 기체부품 쪽이었어요.
- 기체부품 및 민수, 수출 기타: 8,060억원(21.22%) → 8,511억원(23.65%) → 9,881억원(27.26%)
- T-50/KF-21 계열: 1조5,621억원(41.12%) → 1조2,860억원(35.74%) → 1조3,879억원(38.28%)
- KUH/LAH 계열: 6,654억원(17.52%) → 6,094억원(16.93%) → 6,371억원(17.58%)
완제기 두 축은 2024년에 한 번 꺾였다가 2025년에 되돌아왔습니다. 반면 기체부품은 3년 내내 금액도 비중도 올라갔어요. 비중으로는 6%포인트가 넘게 이동했습니다.
여기서 초보가 자주 헛짚는 지점을 하나 짚어 둘게요. 표의 행 이름이 해마다 같지 않습니다. 2023·2024년 표는 완제기 밖의 항목을 ‘방산 기타 등’ 한 줄로 묶어 놨고, 2025년 표는 그걸 고정익 기타·회전익 기타·기타 세 줄로 쪼갰어요. 그래서 연도별 비교는 이름이 같은 행끼리만 하는 게 안전합니다. ‘기체부품 및 민수, 수출 기타’와 ‘T-50/KF-21 계열’, ‘KUH/LAH 계열’ 이 세 줄은 3년 내내 이름이 유지돼서 그대로 겹쳐 볼 수 있어요.

내수 48% 대 수출 52%, 매출처 표로 직접 계산하는 법
부문별 표 바로 뒤에는 누구한테 팔았는지를 적은 매출처 표가 붙습니다. 2025년 값은 이렇게 갈려요.
- 방위사업청 등(내수): 1조7,553억원, 48.41%
- 폴란드 등 완제기 수출국: 9,254억원, 25.53%
- Airbus 계열: 5,074억원, 14.00%
- Boeing 계열: 3,383억원, 9.33%
- IAI, EMBRAER 등: 988억원, 2.73%
수출 비중은 따로 적혀 있지 않아서 직접 빼야 합니다. 100%에서 내수 48.41%를 덜어내면 51.59%예요. 매출의 절반 조금 넘는 돈이 바깥에서 들어온다는 뜻이고, 그만큼 환율이 손익에 걸립니다.
민항기 고객 세 줄(Airbus, Boeing, IAI·EMBRAER)만 더하면 26.06%가 나와요. 기체부문 매출 비중 27.26%와 1.2%포인트쯤 어긋납니다. 부문 분류와 매출처 분류의 경계가 완전히 같지는 않아서 생기는 차이예요. 이 정도 틈은 소수점까지 맞춰 볼 필요가 없습니다. 두 표는 같은 회사를 다른 각도에서 자른 것이라, 대체로 겹치면 읽는 목적은 이미 달성한 거예요.
특정 고객 비중이 궁금하면 계산은 나눗셈 한 번이면 끝납니다. 해당 행의 매출액을 표 합계 3조6,252억원으로 나누면 돼요.

수주잔고 27조에서 완제기와 기체부품의 두께가 뒤집히는 이유
매출이 지난 1년의 성적표라면, 수주잔고는 앞으로 청구할 몫입니다. 2025년 초 24조6,994억원이던 잔고가 연말 27조3,437억원으로 늘었어요.
표는 방산, 완제기, 기체부품 등, 위성사업 등 네 줄로 나뉩니다. 연초 기준으로 방산 8조3,618억원, 완제기 5조2,919억원, 기체부품 등 10조2,948억원, 위성사업 등 7,509억원이었어요. 연말에는 방산이 11조원 가까이로 크게 불었고, 완제기는 5조5천억원대, 기체부품 등은 10조원 안팎, 위성사업 등은 7,800억원대로 잡힙니다.
눈에 걸리는 건 기체부품입니다. 매출에서는 27%인데, 잔고에서는 10조원으로 전체의 3분의 1을 넘어요. 비중이 뒤집히는 이유는 계약 길이에 있습니다.
민항기 구조물은 기종 하나가 단종될 때까지 몇 년 단위로 물량을 미리 묶어요. 보잉 미익 계약이 2027~2032년 6년짜리인 게 그 예입니다. 그래서 잔고는 두껍게 쌓이지만 매년 녹아 나오는 속도는 완만해요. 완제기는 반대 결입니다. 수출 계약 한 건이 잔고를 한 번에 밀어 올리고, 인도 시점이 오면 몫이 크게 빠져나갑니다. 같은 1조원이라도 기체부품의 1조원은 얇고 길게, 완제기의 1조원은 두껍고 짧게 매출로 바뀌는 셈이에요.

실적 발표에서 완제기와 기체부품 중 무엇을 먼저 볼까
분기마다 두 축을 다 따라가면 지칩니다. 무엇이 궁금하냐에 따라 먼저 볼 줄이 갈려요.
- 분기 매출이 왜 튀었는지 알고 싶다면: 고정익 줄부터. 완제기는 인도 시점에 매출이 몰려서 분기 진폭을 만드는 쪽이에요
- 회사의 바닥 체력이 궁금하다면: 기체부품 및 민수 줄. 보잉·에어버스의 기종별 월 생산율 뉴스와 함께 보면 방향이 먼저 읽힙니다
- 환율이 걸린다면: 매출처 표의 수출 51.59%. 내수 방위사업청 몫은 환율과 거리가 있어요
- 성장 그림이 궁금하다면: 수주잔고 표의 방산 줄. KF-21 양산 물량이 잔고에서 매출로 얼마나 넘어오는지가 회사가 내건 2026년 목표(매출 5조7,306억원)의 관건입니다
반대로 안 해도 되는 일도 있어요. 수주 뉴스가 뜰 때마다 잔고를 다시 더할 필요는 없습니다. 분기·반기 보고서에 수주 표가 통째로 다시 실리니까, 그 한 장만 확인하면 충분해요.
여기 적은 건 공시에 나온 사실과 그걸 읽는 순서까지입니다. 같은 표를 봐도 판단은 각자의 투자 기간과 감내할 수 있는 손실 폭에 따라 달라져요. 실제 매매 결정은 본인 상황에 맞춰, 필요하면 자격을 갖춘 전문가와 상의해 내리시길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한국항공우주의 최대주주는 누구인가요? A. 한국수출입은행이 25,745,964주, 지분 26.41%로 최대주주입니다.
Q. 연결에 들어가는 자회사는 어디인가요? A. 한국항공서비스(66.41%), 에스앤케이항공(100%), 제노코(37.95%), 한국표면처리(55.77%), 에비오시스테크놀러지스(100%)와 미국·폴란드 현지법인이 들어갑니다.
Q. 연구개발비는 얼마나 쓰나요? A. 2025년 개발비 583억원과 연구개발비 1,056억원을 합쳐 1,640억원이고, 매출액 대비 4.52%입니다.
Q. 완제기를 수출한 나라는 어디인가요? A. 사업보고서에 폴란드,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이라크, 아랍에미리트, 말레이시아가 등장합니다.
Q. 회사가 밝힌 2026년 목표치는 얼마인가요? A. 매출 5조7,306억원, 수주 10조4,383억원을 가이던스로 제시했습니다. 목표치이지 확정된 실적은 아니에요.
Q. 원재료는 무엇을 얼마나 사 오나요? A. 2025년 매입액이 2조4,105억원이고, 그중 LRU(기능품)가 1조4,143억원으로 가장 큽니다. 원제품 4,952억원, 하드웨어 2,204억원이 뒤를 잇습니다.
Q. 부문별 매출 표는 어디서 볼 수 있나요? A. 사업보고서의 ‘II. 사업의 내용’ 안 매출 및 수주상황 항목에 있습니다. 연간 사업보고서는 결산 후 3월에 제출돼요.
완제기 63%와 기체부품 27%, 그리고 잔고에서 몫이 뒤집히는 이유까지 잡으셨다면 다음 분기 보고서는 표 두 장만 펴도 읽힙니다. 다음 사업보고서가 나올 때 이 글의 숫자와 나란히 놓고 보실 수 있게 즐겨찾기에 담아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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