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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이 두 배 넘게 늘었다고? 대한전선 해저케이블과 범용 전선 차이 (+ 수주잔고 | 포설선 | HVDC | 당진 2공장)

대한전선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 대표 이미지

전선 회사 실적은 구리값이 정한다, 전력망은 이미 다 오른 이야기다, 케이블은 결국 가격 싸움이다. 대한전선 실적이 나올 때마다 따라붙는 말, 한 번쯤 들어보셨죠?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 2026년 2분기 숫자는 이 말들로 설명이 안 됩니다. 매출은 1년 전보다 30.8%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113% 늘었습니다.

답부터 말하면, 이 격차를 만든 것은 구리값이 아니라 무엇을 팔았느냐입니다. 회사가 실적을 이끌었다고 밝힌 쪽은 초고압과 해저케이블입니다.

같은 회사가 만드는 케이블인데 종류에 따라 남는 돈이 왜 이렇게 달라질까요. 2026년 2분기 매출을 어디서 벌었는지부터 갈라 보면 그 자리가 나옵니다.

매출 1조1,987억을 끌어올린 쪽은 초고압과 해저케이블이다

직전 기록을 갈아치운 분기였습니다. 대한전선이 발표한 2026년 2분기 매출은 1조1,987억원, 영업이익은 608억원입니다. 둘 다 분기 기준으로 회사가 세운 가장 큰 숫자이고, 매출이 1조원대로 올라선 분기는 이번까지 세 분기가 이어졌습니다.

상반기로 묶으면 매출 2조2,820억원에 영업이익 1,213억원입니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8.8%, 영업이익은 117.8% 늘었습니다.

이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는 지난해와 대보면 바로 잡힙니다. 대한전선의 2025년 연간 영업이익은 1,286억원이었습니다. 올해는 반년 만에 그 94%를 벌었습니다.

그러면 이 돈이 어디서 들어왔을까요. 회사는 초고압(HV)과 해저케이블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밝혔습니다. 북미와 싱가포르 등 해외 시장, 그리고 국내 주요 전력망 프로젝트에서 매출이 늘었고 플랜트와 산업 인프라에 들어가는 산업전선도 보탰습니다.

2026년 2분기에는 500kV HVDC 동해안~동서울 건설공사(EP2)를 수주했습니다. HVDC는 전기를 직류로 바꿔 먼 거리로 보내는 송전 방식이고, 여기 들어가는 케이블은 회사가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부르는 쪽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전력망 투자 확대로 초고압 및 해저케이블 시장의 성장세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초고압 해저케이블 매출 성장 이끈 대한전선 실적

여기까지는 무엇을 더 팔았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더 판 것만으로는 매출 30.8%와 영업이익 113%라는 격차가 나오지 않습니다.

매출이 30.8% 늘 때 영업이익은 113% 늘어난 이유

두 증가율의 격차는 영업이익률로 바꿔 보면 눈에 들어옵니다. 2026년 2분기 영업이익 608억원을 매출 1조1,987억원으로 나누면 5.1%입니다.

1년 전에는 얼마였을까요. 발표된 증가율로 되짚어 볼 수 있습니다. 매출이 30.8% 늘어 1조1,987억원이 됐으니 1년 전 매출은 9,160억원쯤입니다.

영업이익도 같은 방식으로 되짚습니다. 113% 늘어 608억원이 됐으니 1년 전은 285억원쯤이고, 그때 영업이익률은 3.1% 언저리였습니다. 어림한 값이지만 방향은 분명합니다. 1조를 팔았을 때 손에 남는 돈이 1.6배 넘게 늘었습니다.

매출을 늘린 쪽과 이익률을 올린 쪽이 같습니다. 회사가 실적 개선의 이유로 든 것은 원가 절감이나 판매량이 아니라 초고압과 해저케이블이었습니다. 같은 1조원을 벌어도 그 안에 HVDC와 해저케이블이 얼마나 들어 있느냐로 영업이익률이 정해진 셈입니다.

대한전선 영업이익률 상승 원인 분석 그래프

그렇다면 이익률이 오를 자리가 하나 더 남아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케이블을 만들어 넘기는 데서 매출이 끝났습니다.

납품만 하던 회사가 직접 깔면 한 건에 잡히는 매출이 커진다

해저케이블은 만들어 파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바다 밑에 깔아야 전기가 흐릅니다. 그 일을 하는 배가 해저케이블 전용 포설선(CLV)입니다.

대한전선은 1만1,000톤급 CLV 스칸디 커넥터호를 최근 추가로 확보했습니다. 먼저 갖고 있던 팔로스호와 합쳐, 국내에서 유일하게 포설선 선대를 갖춘 회사가 됐습니다. 회사는 생산부터 운송, 포설, 시공까지 자체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넓혔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한전선 해저케이블 포설선 선대 확보 현황

배 두 척이 실적에서 무슨 뜻인지가 중요합니다. 케이블만 납품하면 매출로 잡히는 것은 케이블 값입니다. 포설과 시공까지 맡으면 한 계약 안에 배를 띄우고 바다에 까는 값이 함께 들어갑니다.

같은 프로젝트를 따내도 장부에 들어오는 금액의 단위가 제품에서 프로젝트로 커집니다. 외부 시공 업체를 쓰지 않으니 그 몫이 회사 매출로 남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만드는 쪽도 늘리는 중입니다. 당진에 짓고 있는 해저케이블 2공장은 525kV HVDC 케이블을 만들 수 있게 계획됐고, 2027년 상반기 가동이 목표입니다. 그 공장이 돌기 전까지 만들 수 있는 양은 지금 설비가 정합니다.

만드는 능력과 깔아 주는 능력을 갖췄다면 남은 것은 일감입니다. 2026년 2분기 말 기준으로 대한전선이 들고 있는 일감은 4조629억원이었습니다.

수주잔고 4조629억은 몇 년치 매출일까?

수주잔고는 계약은 했지만 아직 매출로 잡지 않은 일감입니다. 2026년 2분기 말 대한전선의 수주잔고 4조629억원은 창사 이후 처음으로 4조원을 넘긴 금액입니다.

다만 조 단위 숫자는 그대로 보면 크기가 잡히지 않습니다. 지금 매출 속도로 나눠 보면 감이 옵니다.

계산은 두 줄이면 끝납니다. 수주잔고를 최근 분기 매출로 나누면 몇 분기치인지 나옵니다. 4조629억원을 1조1,987억원으로 나누면 3.4가 나옵니다. 약 3.4분기, 열 달 남짓입니다.

연 단위로 보려면 상반기 매출을 두 배로 늘려 한 해 매출을 어림잡습니다. 2조2,820억원의 두 배는 4조5,640억원이고, 수주잔고는 그 89%입니다. 지금 속도로 1년을 채우기에는 조금 못 미치는 일감을 쥐고 있는 셈입니다.

여기서 착각하기 쉬운 대목이 있어요. 열 달치라는 말은 열 달 안에 이 4조원이 모두 매출로 잡힌다는 뜻이 아닙니다. 해저케이블과 HVDC 공사는 설계와 제작, 포설이 여러 해에 걸쳐 이어지고 매출은 공정이 진행된 만큼 나눠서 잡힙니다.

그래서 잔고의 크기보다 먼저 볼 것이 하나 있습니다. 새로 들어오는 일감이 빠져나가는 속도를 따라오고 있느냐입니다.

대한전선 다음 분기 숫자가 이번과 다르게 나올 수 있는 이유

2026년 2분기에 새로 따낸 일감은 7,272억원입니다. 같은 분기에 매출로 빠져나간 금액은 1조1,987억원입니다. 한 분기만 놓고 보면 들어온 것보다 나간 것이 큽니다.

대한전선 수주잔고 4조원 돌파 추이 변화

수주잔고는 새 계약이 들어오면 늘고 매출을 잡으면 줄어듭니다. 이 관계가 여러 분기 이어지면 4조원대 잔고도 줄어들고, 반대로 대형 프로젝트를 한 건 따내면 한 분기에 크게 늘기도 합니다. 그래서 분기마다 신규 수주와 그 분기 매출을 나란히 놓고 보는 편이 잔고 숫자 하나만 보는 것보다 흐름이 잡힙니다.

매출이 잡히는 방식도 분기를 고르지 않게 만듭니다. 프로젝트 매출은 공정이 진행된 만큼 나눠 잡기 때문에, 어느 공사가 어디까지 갔느냐에 따라 분기 숫자가 오르내립니다. 한 분기가 사상 최대였다는 사실이 다음 분기도 그렇다는 뜻은 아닙니다.

만들 수 있는 양에도 지금은 한계선이 있습니다. 당진 해저케이블 2공장이 2027년 상반기 가동 목표이니, 그전까지는 기존 설비가 생산량의 상한을 정합니다.

이 글의 숫자는 모두 2026년 2분기 기준입니다. 분기가 지나면 수주잔고도 매출도 새로 발표되고, 여기 적은 계산 결과 역시 그때마다 달라진 값으로 다시 해야 합니다. 수주잔고와 부문별 매출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오는 분기보고서와 사업보고서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고, 회사가 분기마다 내는 실적 발표 자료와 같이 보면 어느 사업이 얼마를 벌었는지까지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여기 적은 계산법은 지금 나와 있는 수치의 크기를 가늠하는 방법이지, 앞으로의 실적을 맞히는 방법은 아닙니다. 수주 한 건, 환율 한 번의 변동으로 다음 분기 숫자는 다르게 나옵니다. 개별 종목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면 최신 공시 원문을 직접 확인하고, 필요할 때는 금융투자협회에 등록된 투자권유자문인력이나 거래 증권사 상담 창구를 이용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수주잔고에 들어간 계약이 취소되면 그 금액은 어떻게 되나요? A. 계약이 해지되거나 규모가 조정되면 그만큼 수주잔고에서 빠집니다. 해외 계약 비중이 큰 회사는 계약 금액이 외화라서 환율에 따라 원화로 환산한 잔고 금액도 바뀝니다.

Q. 분기 실적은 보통 언제 확인할 수 있나요? A. 자본시장법에 따라 상장사는 분기가 끝난 뒤 45일 안에 분기보고서를 제출합니다. 회사가 내는 실적 발표 자료는 그보다 먼저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발표 자료로 먼저 보고 분기보고서로 확인하는 순서가 됩니다.

Q. 스칸디 커넥터호는 사들인 건가요, 빌린 건가요? A. 공개된 내용에는 추가로 확보했다는 표현만 있고 확보 방식은 나와 있지 않습니다. 선박을 취득했는지 용선 계약을 맺었는지는 사업보고서의 유형자산 내역이나 관련 계약 공시에서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Q. 다른 전선 회사와 견주려면 무엇을 맞춰 봐야 하나요? A. 매출 규모보다 영업이익률과 수주잔고를 같은 시점 기준으로 맞춰 놓고 보는 편이 비교가 됩니다. 회사마다 사업 구성이 달라서, 전선 부문만 떼어 낸 부문별 실적까지 봐야 같은 것을 비교하게 됩니다.

Q. 실적 발표 자료와 분기보고서의 숫자가 다르면 어느 쪽을 보나요? A. 확정된 수치는 분기보고서 쪽입니다. 발표 자료는 잠정치인 경우가 있고 회계 검토를 거치면서 조정되기도 하므로, 차이가 크면 분기보고서의 주석까지 함께 읽는 편이 낫습니다.

Q. 전선 회사 실적을 볼 때 구리 가격은 어디서 확인하나요? A. 구리 국제 시세는 런던금속거래소(LME) 가격이 기준으로 쓰이고, 한국광해광업공단이 운영하는 자원정보서비스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원자재 가격이 실적에 반영되는 시차는 회사마다 달라서 분기보고서의 원재료 가격 항목과 같이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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