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력기기 수출 소식이 나올 때마다 제룡전기 실적을 찾아보신 적 있으시죠? 그런데 매출과 영업이익 두 줄만 봐서는 이 회사가 무엇에 걸려 있는지 잘 안 보여요.
2026년 반기 매출 703억 2,281만원 가운데 588억 5,437만원이 미국에서 들어왔습니다. 비중으로는 83.7%입니다. 그 미국 매출이 1년 사이 41% 줄었습니다.
줄어든 나라는 미국 한 곳인데 회사 전체 매출은 36.4% 줄었어요. 지역별 수익을 나눠 놓은 표를 펼치면 한 나라가 어떻게 전체를 끌고 내려갔는지가 그대로 보입니다.
제룡전기 매출의 83.7%가 미국에서 들어왔다
반기보고서 주석에서 지역별 수익을 나눠 놓은 곳을 보면 나라가 셋으로 적혀 있습니다. 한국, 미국, 기타외국입니다.
2026년 반기 미국 수익은 588억 5,437만원입니다. 한국은 114억 6,844만원이고, 기타외국은 0원입니다.
반기 매출 703억 2,281만원으로 나누면 미국이 83.7%, 한국이 16.3%입니다. 열 개 중 여덟 개가 한 나라에서 들어온 셈이에요.
매출을 다른 방식으로 쪼개 보려 해도 방법이 없습니다. 제룡전기의 사업부문은 ‘중전기’ 하나뿐입니다.
회사가 사업의 개요에 적어 둔 사업부문별 주요 재무정보 표에는 매출 703억원, 영업이익 111억원, 자산 2,834억원이 한 줄로 들어가 있어요. 부문이 하나라서 부문 실적이 곧 회사 실적입니다.
그래서 이 회사 매출을 나눠 보는 방법은 사실상 나라별로 가르는 것 하나입니다. 그러면 미국에서 빠진 만큼을 다른 나라가 채웠을까요?

한국만 늘고 기타외국 매출은 0원이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나란히 놓으면 어느 쪽이 움직였는지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미국 수익은 전반기 1,001억 2,717만원에서 당반기 588억 5,437만원이 됐습니다. 412억 7,280만원, 41.2%가 빠졌어요.
한국은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104억 3,323만원에서 114억 6,844만원으로 10억 3,521만원 늘었습니다.
기타외국은 두 시점 모두 0원입니다. 전반기 한국과 미국 수익을 더하면 1,105억 6,039만원으로 그 기간 총매출과 정확히 같아요. 미국 말고는 제품이 나간 나라가 없다는 뜻입니다.
한국에서 늘어난 10억원으로는 미국에서 빠진 412억원을 채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총매출도 1,105억 6,039만원에서 703억 2,281만원으로 36.4% 줄었습니다.
왜 줄었는지는 회사가 직접 적어 두었습니다. 사업의 개요에 “최근에는 글로벌 경쟁 심화로 인한 성장속도의 둔화 및 관세 등의 영향으로 매출실적 및 영업이익이 감소하였습니다”라고 되어 있어요.
관세 관련 기사를 따로 찾아다닐 필요는 없습니다. 회사가 감소 사유로 적은 문장이 공시 안에 그대로 있으니까요.
매출이 줄어드는 동안 고객 구성은 오히려 한쪽으로 더 쏠렸습니다.

매출을 78.6% 가져간 고객사 3곳
반기보고서 주석에는 매출의 10%를 넘는 고객이 따로 적혀 있습니다. 제룡전기는 세 곳이 여기에 걸립니다.
A사는 376억 7,319만원으로 매출의 53.57%입니다. B사는 94억 3,316만원으로 13.41%입니다. C사는 81억 5,951만원으로 11.60%입니다.
세 곳을 더하면 552억 6,586만원, 매출의 78.6%예요.
1년 전 같은 표를 보면 비중이 달랐습니다. 전반기에는 A사가 37.81%, B사가 25.23%, C사가 14.48%였어요.
매출이 36.4% 줄어드는 동안 A사 비중은 37.81%에서 53.57%로 올라갔습니다. 전반기 총매출에 37.81%를 곱하면 A사 매출은 약 418억원이 나옵니다. 금액으로는 A사에서 나온 매출도 약 41억원 줄었는데, 다른 고객이 더 크게 줄면서 비중만 올라간 셈입니다.
세 곳의 실명은 공시에서 확인할 수 없습니다. A사, B사, C사로 익명 처리되어 있어요.
그러니 이 표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은 이름이 아니라 쏠린 정도입니다. 고객이 셋으로 좁혀지고 그중 한 곳이 절반을 넘게 가져가면, 그다음에 흔들리는 것은 이익률입니다.

영업이익률 37.2%는 2년 사이 얼마가 됐을까?
영업이익률은 영업이익을 매출로 나눈 값입니다. 요약재무정보에 3개년 치가 나란히 적혀 있어서 직접 계산해 볼 수 있어요.
2024년 연간 매출은 2,627억원, 영업이익은 978억원입니다. 나누면 37.2%입니다.
2025년 연간 매출은 2,240억원, 영업이익은 670억원입니다. 29.9%로 내려왔어요.
2026년 반기는 매출 703억 2,281만원에 영업이익 111억 2,256만원입니다. 15.8%입니다.
2024년의 37.2%와 견주면 2년 사이 절반 아래로 내려온 값이에요.
매출이 준 것보다 영업이익이 더 크게 줄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2024년 대비 2026년 반기를 연 단위로 맞춰 보려면 반기 수치를 그대로 두 배 하면 되는데, 이때 나오는 값은 하반기가 상반기와 같다고 가정한 숫자일 뿐입니다.
확정된 것은 세 시점의 영업이익률 세 개뿐이고, 그 셋이 한 방향으로 내려왔다는 사실입니다. 남은 일감이 얼마나 되는지는 수주잔고 한 줄에 적혀 있습니다.
제룡전기 수주잔고 1,415억에서 확인할 수 없는 것
2026년 6월 30일 기준 수주총액은 2,119억 300만원입니다. 여기서 이미 납품한 703억 2,300만원을 빼면 수주잔고 1,415억 8,000만원이 나옵니다.
이 값을 반기 매출 703억 2,281만원으로 나누면 약 2가 나옵니다. 지금 속도로 팔면 두 반기, 즉 1년 정도 채울 수 있는 일감이라는 계산이에요.
다만 이 숫자에는 회사가 붙여 둔 단서가 있습니다. 수주잔고가 “당사가 추정하고 있는 예상환율로 환산한 금액”이라고 적혀 있어요.
매출의 83.7%가 미국에서 들어오는 회사이므로, 환율 가정이 달라지면 원화로 환산한 잔고 금액도 달라집니다. 1,415억 8,000만원을 확정된 원화 금액으로 읽으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지역별 내역도 공시에 없습니다. 1,415억 8,000만원 가운데 얼마가 미국 몫이고 얼마가 한국 몫인지는 나뉘어 있지 않아요. 그래서 미국 매출이 41% 줄어든 흐름이 잔고에도 이미 반영됐는지는 이 표만으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반기 순이익 260억 8,609만원도 그대로 읽으면 오해가 생깁니다. 영업이익 111억 2,256만원보다 큰 값인데, 그 차이는 영업 활동이 아니라 영업외 항목에서 나옵니다. 순이익이 늘었다고 본업이 좋아진 것으로 보지 않으려면 손익계산서에서 영업외수익과 영업외비용 항목을 직접 펼쳐 봐야 해요.
지금까지 확인한 다섯 가지는 모두 2026년 8월 13일에 접수된 반기보고서의 2026년 6월 30일 기준 숫자입니다. 분기가 하나 지나면 지역별 수익도 고객 비중도 다시 적힙니다. 특히 고객이 셋뿐이라 한 곳의 발주가 들어오고 나가는 것만으로 비중 표가 크게 바뀔 수 있습니다.
공시 원문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회사명으로 찾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별 종목의 매수·매도 판단이 필요하면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은 곳의 상담 창구를 이용하는 것이 맞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지역별 수익과 고객사 비중은 반기보고서 어디에 있나요? A. 재무제표 뒤에 붙는 주석의 영업부문 항목에 들어 있습니다. 본문 표가 아니라 주석이라 목차만 훑으면 지나치기 쉬운 자리예요.
Q. 고객사 A·B·C의 이름은 다른 공시에서 확인할 수 있나요? A. 반기보고서에는 익명으로만 적혀 있습니다. 회사가 별도로 단일판매·공급계약 체결 공시를 낸 적이 있다면 그쪽에서 거래 상대방이 드러나기도 하지만, 이번 반기보고서의 고객사 표와 연결해 주지는 않습니다.
Q. 제룡전기는 연결재무제표를 내지 않나요? A. 이 회사는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보고합니다. 반기보고서의 연결재무제표 항목이 사실상 비어 있어서, 실적을 볼 때 “연결 기준”이라는 말은 맞지 않습니다.
Q. 사업부문이 하나면 부문별 실적을 따로 볼 방법이 없나요? A. 없습니다. 중전기 부문 하나이므로 사업의 개요에 실린 부문별 재무정보가 회사 전체 수치와 같습니다. 대신 주석의 지역별 수익과 고객사 비중이 매출을 갈라 보는 역할을 합니다.
Q. 수주총액과 수주잔고는 어떻게 다른가요? A. 수주총액은 지금까지 받아 둔 주문 전체이고, 수주잔고는 거기서 이미 납품한 금액을 뺀 나머지입니다. 매출로 잡히는 것은 납품이 끝난 부분이라 두 숫자를 겹쳐 읽으면 매출을 두 번 세게 됩니다.
Q. 반기보고서 다음 숫자는 언제 나오나요? A. 반기 다음에는 3분기 보고서가 나오고, 그 뒤 사업보고서에서 연간 수치가 확정됩니다. 접수 여부와 날짜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회사명으로 조회하면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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