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글로비스 2026년 반기보고서를 열면 매출액 16조 5,181억원이 맨 앞에 놓입니다. 그 아래로 물류, 유통, 해운 세 부문이 차례로 이어집니다. 사명에 물류가 들어 있으니 물류 칸이 가장 클 것 같은데, 표에서 가장 큰 숫자는 유통 칸에 있습니다.
매출 1위는 유통 부문입니다. 8조 758억원으로 전체의 48.89%이고, 물류는 5조 3,459억원으로 32.36%예요. 유통이 물류의 1.5배입니다.
유통은 CKD 부품과 중고차, 트레이딩을 묶은 부문입니다. 물류 회사 이름표를 달고 있지만 매출의 절반은 부품을 팔아서 들어오는 셈이죠. 그런데 부문마다 매출이 이익으로 남는 정도가 달라서, 매출 순위와 영업이익 순위가 같지 않습니다.
이 두 순위를 갈라 보려면 보고서에서 서로 떨어진 자리를 순서대로 열어야 합니다. 첫 번째로 여는 곳은 사업의 개요입니다.
사업의 개요에서 부문 이름 세 개부터 확인하는 법
반기보고서에서 ‘II. 사업의 내용’을 펼치면 첫 항목이 사업의 개요입니다. 여기서 확인할 것은 두 가지뿐이에요.
하나는 회사가 사업을 물류, 유통, 해운 세 부문으로 나눠 놓았다는 사실입니다. 뒤에 나올 매출 표도, 영업이익 주석도 전부 이 세 이름으로 쪼개져 있습니다. 부문 이름을 먼저 외워 두지 않으면 표를 열 때마다 어느 칸이 무엇인지 다시 세게 됩니다.
다른 하나는 회사가 직접 적어 둔 문장입니다. 사업의 개요에는 “주요 매출처는 현대자동차(주)와 기아(주)“라고 쓰여 있어요. 이 한 줄이 뒤에서 매출이 어디서 오는지 볼 때 기준이 됩니다.
부문 이름 세 개와 이 문장까지 확인했으면 첫 단계는 끝입니다. 다음은 세 부문이 각각 얼마를 벌었는지 볼 차례입니다.
매출 1위는 물류가 아니라 유통이다
부문별 매출은 ‘II. 사업의 내용’의 4번 항목인 매출 및 수주상황에 있습니다. 세 부문 중 어디가 가장 클 것 같으신가요?
2026년 반기 연결 기준으로 유통이 8조 758억원입니다. 물류는 5조 3,459억원, 해운은 3조 963억원이에요. 셋을 더하면 16조 5,181억원이 됩니다.
비중으로 옮기면 유통 48.89%, 물류 32.36%, 해운 18.75%입니다. 매출의 절반 가까이가 유통 한 부문에서 나옵니다.

사명이 물류인 회사에서 물류 부문이 3분의 1에 그친다는 뜻이죠. 그러면 나머지 절반을 채운 유통 부문은 무엇을 파는 곳일까요?
유통 8조는 무엇을 팔아서 들어온 돈일까?
유통 부문에는 CKD 부품 판매, 중고차 사업, 트레이딩이 들어 있습니다. CKD는 완성차를 통째로 보내지 않고 부품 세트로 쪼개어 실어 보낸 뒤 현지 공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입니다. 반조립 부품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이 부품이 어디로 나가는지는 같은 매출 표의 수출입 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칸은 연결이 아니라 별도 기준입니다. 연결 매출 16조 5,181억원과 바로 견주면 안 되고, 별도 매출 안에서의 비중으로 읽어야 합니다.
별도 기준으로 ‘CKD부품 및 상품판매 등’의 수출입 매출은 3조 7,198억원입니다. 별도 매출의 55.98%예요. 같은 항목의 내수 매출은 1,875억원으로 2.82%에 그칩니다.
두 숫자를 나눠 보면 수출입이 내수의 19.8배입니다. 국내에서 파는 물량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되는 수준이죠. 유통 부문 매출은 해외 공장으로 나가는 부품에 거의 다 걸려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매출 쪽 이야기입니다. 매출은 유통이 1위였는데, 이익도 그럴까요?
부문 영업이익은 셋이 거의 같다
부문별 영업이익은 매출 표에 없습니다. 연결재무제표 주석 27번 영업부문정보까지 내려가야 나옵니다.
2026년 반기 부문 영업이익은 물류 3,558억원, 유통 3,372억원, 해운 3,235억원입니다. 합계는 1조 165억원이에요. 1위와 3위의 차이가 323억원밖에 나지 않습니다.
매출 비중과 나란히 놓으면 어긋나는 곳이 보입니다. 매출은 물류 32%, 유통 49%, 해운 19%였는데 영업이익은 물류 35%, 유통 33%, 해운 32%입니다. 매출을 절반 가까이 만든 유통이 이익에서는 3분의 1로 내려앉았어요.

매출 1위 부문이 이익 1위 부문이라고 넘겨짚으면 여기서 어긋납니다. 부문별 비중은 매출 표와 주석 27번을 각각 열어서 따로 봐야 하는 숫자입니다.
한 시점의 숫자만으로는 이 어긋남이 원래 그런 것인지 올해만 그런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주석 27번에는 전반기 칸이 나란히 붙어 있어서, 두 칸을 견주면 더 이상한 것이 나옵니다.
매출은 12.1%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줄었다
같은 주석의 전반기 칸을 보면 부문 합계 매출이 14조 7,394억원입니다. 당반기 16조 5,181억원과 견주면 12.1% 늘었어요. 세 부문 모두 매출이 늘었습니다.
그런데 부문 영업이익 합계는 1조 408억원에서 1조 165억원으로 2.3% 줄었습니다. 매출이 1조 7,787억원 늘어나는 동안 이익은 243억원 빠진 것입니다.
가장 크게 빠진 곳은 물류입니다. 물류 부문 매출은 5조 469억원에서 5조 3,459억원으로 5.9%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4,021억원에서 3,558억원으로 11.5% 줄었습니다. 매출이 늘고 이익이 준 부문은 물류 하나예요.
같은 기간 유통은 영업이익이 3,013억원에서 3,372억원으로 11.9% 늘었고, 해운은 3,373억원에서 3,235억원으로 4.1% 줄었습니다. 물류의 감소분이 유통의 증가분을 상쇄하고도 남은 셈이죠.

물류 부문 영업이익이 왜 줄었는지는 반기보고서에 적혀 있지 않습니다. 주석은 부문별 금액만 싣고 증감 사유는 따로 설명하지 않아요.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어느 부문이 얼마나 빠졌는지까지입니다.
매출이 12.1% 늘었다는 사실은 확인했으니, 그 매출이 어디서 들어왔는지가 다음 물음이 됩니다.
매출 16조 중 12조가 어디서 오는지 확인하는 법
매출처는 연결재무제표 주석 23번 특수관계자 공시에서 확인합니다. 주석 27번에도 주요 고객 항목이 있는데, 두 주석은 집계 범위가 달라서 따로 읽어야 합니다.
먼저 주석 23번입니다. 2026년 반기 특수관계자 매출 합계는 12조 4,032억원이에요. 반기 연결매출 16조 5,181억원의 75.1%입니다.
같은 기간 특수관계자 매입은 2조 6,122억원입니다. 파는 쪽이 사는 쪽의 4.7배예요.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서 회사는 주로 파는 자리에 서 있습니다.
개별 법인으로 내려가면 현대자동차가 1조 4,988억원, 기아가 1조 1,611억원입니다. 둘을 더해도 2조 6,599억원이라 12조 4,032억원에는 크게 못 미쳐요. 나머지 대부분은 두 회사의 해외 종속법인이 차지합니다.
주석 27번의 주요 고객 항목은 숫자가 다릅니다. A사와 그 종속기업이 6조 4,897억원으로 39.3%, B사와 그 종속기업이 4조 6,320억원으로 28.0%입니다. 두 곳을 더하면 11조 1,216억원, 67.3%예요.
이 A사와 B사는 주석에서 익명으로 처리돼 있어 보고서 안에서는 실명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대신 사업의 개요가 “주요 매출처는 현대자동차(주)와 기아(주)“라고 적어 둔 문장이 같은 보고서 안에 있습니다.
두 숫자를 하나로 합치거나 바꿔 쓰면 안 됩니다. 12조 4,032억원은 특수관계자 전체를 센 것이고, 11조 1,216억원은 주요 고객 두 곳과 그 종속기업만 센 것이에요. 집계 범위가 다른 숫자라서 어느 쪽을 인용하는지 밝히고 써야 합니다.
여기까지 열어 본 자리는 매출 표, 주석 27번, 주석 23번 세 곳입니다. 남은 것은 그 숫자로 부문마다 얼마가 남는지 직접 내보는 일입니다.
현대글로비스 부문 영업이익률 계산법
부문 영업이익률은 부문 영업이익을 부문 매출로 나누고 100을 곱하면 나옵니다. 앞에서 연 두 자리의 숫자를 짝지어 주면 됩니다.
물류는 3,558억원을 5조 3,459억원으로 나눠 6.66%입니다. 유통은 3,372억원을 8조 758억원으로 나눠 4.18%예요. 해운은 3,235억원을 3조 963억원으로 나눠 10.45%입니다.

매출 1위였던 유통이 영업이익률에서는 가장 낮고, 매출이 가장 작은 해운이 가장 높습니다. 유통 부문은 8조원을 팔아 3,372억원을 남기고, 해운 부문은 3조원을 팔아 3,235억원을 남긴 셈이죠. 매출 규모와 남는 비율이 반대로 갑니다.
다음 분기 보고서가 나오면 같은 방법으로 다시 낼 수 있습니다. 매출 및 수주상황에서 부문별 매출을 적고, 주석의 영업부문정보에서 부문 영업이익을 적은 뒤 나누면 됩니다. 두 숫자를 서로 다른 기준에서 가져오지 않도록, 둘 다 연결 기준인지 확인하고 쓰세요.
낼 수 없는 값도 미리 알아 두면 헛수고를 줄일 수 있습니다. 회사는 부문별 자산과 부채, 지역별 매출을 “최고영업의사결정자에게 정기적으로 제공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시하지 않는다고 주석에 밝혀 두었습니다. 부문별 자산수익률이나 나라별 매출 비중은 이 보고서만으로는 계산할 수 없어요.
여기 적힌 비중은 2026년 반기 한 시점의 값입니다. 부문 구성은 분기마다 바뀌므로 계약 하나나 환율 흐름에 따라 순위가 뒤집힐 수 있습니다. 반기보고서 원문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누구나 열어볼 수 있고, 수치의 산정 기준이 헷갈리면 회사 IR 담당 부서에 직접 문의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이 보고서를 어떻게 찾나요? A. 회사명으로 검색한 뒤 공시유형에서 정기공시를 고르면 사업보고서와 분기·반기보고서가 함께 나옵니다. 이 글에서 다룬 자료는 2026년 8월 14일에 접수된 반기보고서입니다.
Q. 같은 항목인데 별도와 연결의 금액이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별도는 회사 한 곳만 담고, 연결은 지배력을 가진 종속기업까지 합쳐서 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별도 매출 안에서의 비중과 연결 매출 안에서의 비중은 서로 다른 숫자가 나옵니다.
Q. 부문 영업이익 합계를 연결 손익계산서의 영업이익과 그대로 비교해도 되나요? A. 두 금액이 다르게 나올 수 있어서 주석에 붙은 조정 항목을 함께 봐야 합니다. 부문 합계는 내부거래 제거 전후 처리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비교하려면 주석의 조정표부터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Q. 보고서마다 단위가 천원이나 백만원으로 다르게 적혀 있는데 어떻게 읽나요? A. 표 위나 아래에 적힌 단위 표기를 먼저 보고 자릿수를 맞춰야 합니다. 같은 보고서 안에서도 본문 표와 주석 표의 단위가 다를 수 있어 그대로 옮겨 적으면 1,000배 차이가 납니다.
Q. 다음 부문별 숫자는 언제 갱신되나요? A. 3분기 보고서에서 누적 기준으로 다시 나옵니다. 반기 값과 견주려면 같은 누적 구간끼리 맞춰야 하고, 3분기 누적을 반기 값과 바로 빼서 쓰면 구간이 어긋납니다.
Q. 중고차나 트레이딩만 따로 떼어 낸 금액도 볼 수 있나요? A. 유통 부문은 하나로 묶여 공시되기 때문에 그 안의 사업별 금액은 반기보고서에서 나뉘어 있지 않습니다. 매출 표의 수출입 구분처럼 별도 기준으로 항목이 쪼개진 곳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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