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저당은 잔금 때 말소하고, 수리비는 임대인이 내고, 보증가입까지 특약에 넣으세요.” 이런 말을 전세계약을 앞두고 자주 듣습니다. 하지만 이 문장만 옮겨 적으면 실제로 무엇을 확인하고 언제 돈을 움직일지가 빠져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전세계약 특약에는 누가 무엇을 언제까지 이행하는지와 확인 자료, 지키지 않았을 때의 처리를 함께 적어야 합니다. 수리비는 고장 원인과 항목을 나누고, 근저당은 말소할 등기와 잔금 지급 조건을 쓰며, 보증가입은 상품과 심사 불승인 때의 처리까지 정해야 합니다.
법무부 주택임대차 표준계약서와 국토교통부 안내도 특약만 믿도록 하지 않고, 등기사항전부증명서·주택 상태·중개대상물 확인과 계약 후 권리관계 재확인을 함께 안내합니다. 특약은 보증금 위험을 없애는 주문이 아니라, 당사자 사이의 약속과 확인 절차를 남기는 문서입니다.
먼저 특약 문장이 어디까지 구체적이어야 하는지부터 보겠습니다.
특약은 당사자 합의와 확인 자료를 함께 적는다
주택임대차 계약은 당사자가 내용을 합의해 정할 수 있지만,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위반되고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은 효력이 없습니다. 따라서 법에서 보장한 권리를 포기시키거나 제3자가 이미 취득한 권리의 순위를 바꾸는 듯한 문구는 특약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수리 책임, 근저당 말소, 서류 제공처럼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의무는 구체적인 조건으로 정할 수 있습니다. 법무부는 표준계약서의 특약사항란에 별도로 약정할 내용을 적도록 하고, 사용용을 작성할 때 원본 게시용과 다른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라고 안내합니다.
문장마다 다음 네 질문에 답이 있어야 합니다.
- 누가 이행하는지 임대인인지 임차인인지 적습니다.
- 무엇을 해야 하는지 설비 이름, 등기 순위번호, 보증 상품처럼 확인 가능한 이름으로 씁니다.
-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계약일·잔금일·주택 인도일·전입신고 예정일 중 실제 일정에 맞춰 적습니다.
- 어떻게 확인하고 지키지 않으면 어떻게 할지 최신 등기사항전부증명서, 영수증, 보증서 등 확인 자료와 계약 해제·해지·반환 시점을 함께 정합니다.

이 네 가지가 채워지면 수리비는 고장 원인으로, 근저당은 등기와 잔금으로 나눠 적을 수 있습니다.
수리비는 노후·고장과 임차인 파손을 나눠 적는다
민법 제623조는 임대인이 계약 존속 중 목적물을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로 유지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정합니다. 법무부 표준계약서의 수선 관련 예시도 주요 설비의 노후·불량과 임차인의 고의·과실 파손, 소모품 교체를 같은 범주로 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수리비를 적을 때는 누가 고장 냈는가와 무엇이 고장 났는가를 먼저 나눠야 합니다.
임대인은 [보일러·누수·상하수도 등 주요 설비]의 노후·불량으로 생긴 수리비를 부담한다. 임차인의 고의 또는 과실로 파손된 부분과 [전구 등 소모품]의 교체비는 임차인이 부담한다. 수리가 필요하면 임차인은 [문자·서면 등 통지 방법]으로 알리고, 긴급수리는 우선 조치한 뒤 [통지 시점과 영수증 정산 방법]에 따라 비용을 정산한다.
대괄호 안은 예시를 넣는 자리이지 모든 주택에 그대로 적용되는 정답은 아닙니다. 입주 전에 이미 보인 누수·곰팡이·고장이라면 사진과 수리 약속일을 별도 목록으로 남겨야, 입주 후 새로 생긴 고장과 섞이지 않습니다.

수리비가 원인으로 나뉘었다면, 근저당은 등기상 대상과 돈의 흐름으로 나눠 적어야 합니다.
근저당 말소는 등기번호·잔금·확인 자료를 한 묶음으로 적는다
기존 근저당이 있다면 잔금 때 말소한다는 말만으로는 누가 어떤 등기를 지우는지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등기사항전부증명서 을구의 순위번호나 접수번호 등 말소 대상, 말소 시점, 잔금 중 상환에 쓰는 금액, 말소를 확인할 자료를 적어야 합니다.
잔금 지급과 대출 상환이 동시에 진행된다면 임대인·금융기관·중개사와 지급 순서와 최신 등사항전부증명서 확인 시점을 계약 전에 맞추세요. 국토교통부 전세계약 안내도 잔금 전 특약 이행 여부와 말소 서류, 대출 상환 여부를 확인하고, 잔금 후 등사항전부증명서를 다시 확인하라고 안내합니다.
임대인은 잔금 지급일에 등기사항전부증명서 을구 순위번호 [ ]의 근저당권을 말소한다. 임차인은 말소 확인 전 잔금 [전액 또는 해당 금액]을 지급하지 않는다. 임대인이 약정일까지 말소하지 않으면 임차인은 [계약 해제 또는 해지]를 선택할 수 있고, 임대인은 [이미 받은 금액의 반환 시점과 손해 처리]를 따른다.
기존 근저당을 말소하는 약속과 잔금 뒤 새로운 담보권을 설정하지 않는 약속은 별개입니다. 법무부 표준계약서에는 임차인이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기로 한 날을 정하고, 그 약정일까지 임대인이 저당권 등 담보권을 설정하지 않도록 하는 특약 예시가 있습니다.
주택을 인도받고 전입신고를 마친 임차인의 대항력은 다음 날부터 제3자에게 생기고, 여기에 확정일자를 갖추면 법이 정한 경매·공매에서 후순위 권리자보다 우선해 보증금을 변제받을 권리가 생깁니다. 따라서 이 특약도 최신 등사항전부증명서 확인, 전입신고, 확정일자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말소 대상이 정해졌다면, 이제 보증가입 특약에서 심사 결과를 어떻게 다룰지 정해야 합니다.
보증가입은 상품·기한·불승인 때 처리를 적는다
여기서 말하는 보증가입은 임대차 종료 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때를 대비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을 뜻합니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계약서에 문구를 적었다고 자동으로 가입되는 상품이 아닙니다.
HUG와 HF는 신청 내용, 주택·권리관계, 제출서류 등을 심사하고, 사전조회 결과만으로 실제 가입 여부가 확정되지 않을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따라서 보증가입 가능이라는 말보다 기관·상품·신청자·결과 확인 시점·불승인 때 계약 처리를 적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증기관과 상품을 아직 정하지 않았다면 문구를 확정하기 전에 각 기관에 목적물 주소와 계약 조건을 제시해 신청 가능 여부와 필요한 서류를 확인하세요.
임차인은 [보증기관]의 [상품명]에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을 신청하고, 임대인은 심사에 필요한 서류 제공과 확인 절차에 협조한다. [날짜]까지 보증서 발급이 거절되거나 임차인의 귀책사유 없이 가입할 수 없으면 임차인은 [계약을 유지할지 해제할지] 선택할 수 있다. 이 경우 임대인은 [반환할 금액과 반환 시점]을 따른다.
임차인의 서류 미제출이나 신청 지연으로 불승인된 경우까지 임대인 책임으로 정할지는 별도 합의가 필요합니다. 반대로 임대인이 서류 제공을 미루거나 기존 권리 때문에 가입이 되지 않는 경우를 구분하지 않으면, 특약이 있어도 책임 범위를 두고 다툴 수 있습니다.
상품별 보증한도와 신청기한은 기관·주택 유형·계약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숫자를 미리 단정하지 않고, 계약서에는 실제 확인한 조건만 옮기세요. 이제 세 가지 특약 중 무엇을 넣고 무엇을 확인할지 마지막 체크리스트로 좁혀 보겠습니다.

내 계약에 맞는 특약을 가르는 체크리스트 8가지
아래 항목에서 해당되는 것만 골라 넣되, 하나의 특약 안에서도 대상·기한·확인 자료·불이행 처리를 빠뜨리지 마세요. 어느 항목도 특약 한 줄만으로 등사항전부증명서, 전입신고, 확정일자, 보증기관 심사를 대신하지는 않습니다.
- 기존 근저당이 있는 집이라면 등사항전부증명서 을구의 말소 대상과 잔금 지급·말소 확인 조건을 적습니다.
- 근저당은 없지만 잔금과 입주 사이에 시간이 있는 집이라면 임차인보다 우선할 수 있는 새로운 담보권이나 권리변동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약속과 위반 시 처리를 적습니다.
- 보증가입이 자금 계획의 조건인 집이라면 보증기관·상품·신청 주체·심사 마감일·불승인 처리를 적습니다.
- 입주 전 하자가 보이는 집이라면 하자 사진, 수리 항목, 완료 시점, 비용 부담과 미이행 시 처리를 계약서 또는 별지에 남깁니다.
- 수리비 원인이 섞일 수 있는 집이라면 주요 설비의 노후·불량, 임차인의 고의·과실 파손, 소모품을 따로 적습니다.
- 다가구·다중주택이라면 등사항전부증명서만 보지 말고,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 선순위 보증금과 확정일자 현황 등 확인 가능한 자료를 요청합니다.
- 잔금 당일에는 최신 등사항전부증명서와 말소 서류, 대출 상환·등기 신청 여부를 맞춘 뒤 돈을 움직입니다.
- 계약 후에는 주택 인도, 전입신고, 확정일자, 반환보증 신청을 각각 완료한 자료를 보관하고 권리관계를 다시 확인합니다.
무엇을 하지 않아도 되는지도 분명합니다: 근저당 말소 특약이 있어도 최신 등사항전부증명서를 다시 확인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니고, 보증가입 특약이 있어도 보증기관 신청을 미뤄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령상 강행규정이나 제3자의 권리와 충돌할 수 있는 문구, 실제 심사 결과와 다른 보증 문구는 서명 전에 중개사와 보증기관에 확인해야 합니다.
문구의 해석이 갈리거나 임대인이 이행을 거부하면 대한법률구조공단의 132 법률상담이나 주택임대차분쟁조정을 이용하고, 계약서와 등사항전부증명서·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문자·영수증을 함께 준비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계약 후에 특약을 추가하면 처음 계약과 같은 효력이 있나요? A. 당사자 모두가 추가 내용과 적용 시점을 확인하고 서명·날인한 최종본을 남겨야 합니다. 한쪽이 보낸 문자만으로 계약서 전체가 바뀐다고 단정하지 말고, 적용 대상과 불이행 처리까지 확인하세요.
Q. 근저당 말소 신청이 접수됐다는 말만 들으면 잔금을 보내도 되나요? A. 신청 접수와 등기 완료는 다를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서 정한 확인 조건과 최신 등사항전부증명서를 대조하고,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면 잔금 지급 여부를 바로 결정하지 말고 계약 당사자와 상담 창구에 확인하세요.
Q. 보증기관 사전조회에서 가입 가능으로 나오면 보증서도 보장되나요? A. 사전조회는 입력 정보에 따른 예비 확인일 수 있고, 실제 보증서는 서류 제출과 심사를 거쳐 발급됩니다. 주소·계약서·권리관계가 바뀌면 결과도 달라질 수 있어 최종 발급 여부를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Q. 다가구주택은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 근저당이 없으면 충분한가요? A. 다가구주택은 다른 임차인의 선순위 보증금과 확정일자 현황이 보증금 회수 순서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임대인과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서 확인할 자료를 정하고, 확인되지 않는 정보는 보증기관이나 상담 창구에 문의하세요.
Q. 보증가입 비용은 누가 부담하나요? A. 보증료 부담 주체는 당사자 합의와 상품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특약에 임대인·임차인 중 누가 부담하는지 적는 것이 좋습니다. 보증료를 누가 내는지와 보증금 반환 책임 주체는 별개의 문제이므로 한 문장으로 섞지 마세요.
Q. 수리비 특약에 항목을 다 적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요? A. 주요 설비와 소모품, 임차인의 고의·과실 파손처럼 분쟁이 생길 기준부터 적고, 입주 전 하자는 사진과 목록으로 남기세요. 범위가 넓거나 큰 비용이 걸린 수리는 계약서와 현장 상태를 함께 보여 주고 법률상담을 받는 편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