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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 자회사 가온전선이 버스덕트를 정말 만들까? (+ 매출 비중, 주요 거래처, 수주잔고, 무상증자)

가온전선의 버스덕트 유통 구조를 상징하는 대표 이미지

가온전선은 이름 그대로 전선을 만들어 파는 회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회사가 낸 반기보고서는 조금 다르게 적혀 있습니다. 요즘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는 버스덕트가 제품이 아니라 상품으로 분류돼 있어요. 상품은 다른 곳에서 사 와서 되파는 물건을 가리킵니다.

그러니까 가온전선은 버스덕트를 만들지 않습니다. 계열사가 만든 것을 팔고 사후관리를 맡습니다.

뉴스에서 이 회사 이름을 데이터센터와 나란히 보신 적 있으시죠? 그 소식만 보면 공장에서 버스덕트가 나오는 것처럼 읽히는데, 매출표는 그렇게 적혀 있지 않습니다.

2026년 상반기 이 회사 매출은 전력사업부가 75.2%를 차지합니다. 겉모습은 전선 회사가 맞습니다. 갈라지는 곳은 그 전력사업부 안입니다. 직접 만든 제품과 사다 판 상품이 따로 적혀 있어요.

전력사업부 매출의 3분의 1은 만들어 판 것이 아니다

2026년 상반기 반기보고서는 매출을 네 개 사업부로 나눠 적어 두었습니다. 전력사업부가 1조 3,811억원으로 75.2%입니다. 특수케이블사업부는 3,361억원으로 18.3%를 차지합니다. 통신사업부가 1,049억원(5.7%), 목드럼사업부가 156억원(0.8%)으로 뒤를 잇습니다.

여기까지는 전선 회사의 매출표로 보입니다. 숫자가 다르게 읽히기 시작하는 곳은 전력사업부 안쪽이에요.

전력사업부 매출은 제품 9,143억원과 상품 4,505억원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제품은 회사가 직접 만들어 판 것이고, 상품은 다른 곳에서 사 와 되판 것입니다. 회계에서 쓰는 이 구분이 여기서는 사업 구조를 그대로 보여 줍니다.

상품 쪽에 들어가 있는 품목은 전력케이블과 절연전선, 그리고 버스덕트입니다. 전력사업부 매출의 3분의 1가량이 제조가 아니라 유통에서 나온다는 뜻이에요.

그러면 이 4,505억원어치 물건은 어디서 사 온 것일까요?

상품을 사 오는 곳은 지분 81.62%를 가진 LS전선이다

가온전선의 최대주주는 LS전선입니다. 지분 81.62%를 들고 있습니다. LS전선 위에는 지주회사가 있고, 가온전선은 이 계열의 아래쪽에 놓여 있습니다.

2026년 상반기에 두 회사 사이를 오간 거래는 한쪽 방향이 아닙니다. 가온전선이 LS전선에 판 금액이 3,992억원, LS전선에서 사 온 금액이 3,502억원입니다. 파는 쪽과 사는 쪽을 같은 회사와 동시에 하고 있는 셈입니다.

범위를 특수관계자 전체로 넓히면 규모가 더 커집니다. 매출이 4,080억원, 매입이 7,117억원입니다. 매출 4,080억원은 상반기 연결 매출의 25.0%에 해당합니다.

매입 7,117억원 안에는 전기동 원료 매입 2,537억원이 들어 있습니다. 전기동은 전선의 주재료예요.

원료를 계열 안에서 사 오고, 만든 전선을 계열 안으로 팔고, 직접 만들지 않는 품목은 사다가 되파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매출이 늘었다는 한 줄만으로는 무엇이 늘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사 와서 파는 품목 가운데 요즘 이름이 가장 자주 나오는 것이 버스덕트입니다. 그러면 이 물건은 어느 공장에서 나올까요?

버스덕트를 만드는 공장은 어디에 있을까?

버스덕트는 전력을 많이 쓰는 건물에 전기를 보내는 통로입니다. 케이블 여러 가닥을 까는 대신 금속 도체를 상자 안에 넣어 잇는 방식이라,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에 쓰입니다.

2026년 7월 회사가 낸 IR 자료에는 계열사별 역할이 정리돼 있습니다. 제조는 LS전선 구미공장과 LS에코에너지 베트남공장이 맡습니다. 가온전선과 미국 법인은 영업과 사후관리를 맡는다고 적혀 있어요.

버스덕트를 실제로 생산하는 LS전선 구미공장과 LS에코에너지 베트남공장

반기보고서의 분류도 여기에 맞아떨어집니다. 버스덕트가 제품이 아니라 상품 칸에 들어가 있으니, 같은 회사가 낸 두 자료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멕시코 공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공장의 주인은 LS전선입니다. 가온전선의 해외 공장이라고 부르면 사실과 달라집니다.

미국 쪽 계획은 공시로 나와 있습니다. 2026년 6월 9일 미국 법인이 약 600억원 규모 공급 계약을 알렸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 공장에는 라인 두 개를 늘리는 일정이 잡혀 있고, 1차는 2026년 10월, 2차는 2027년 4월 가동이 목표입니다.

만드는 쪽과 파는 쪽을 나눠 놓고 나면, 기사에 오르내리는 조 단위 숫자도 다시 읽게 됩니다.

언론에 나온 조 단위 숫자와 공시로 확정된 금액 차이

회사 IR 자료는 장기 공급 규모를 두 건 적어 두었습니다. 빅테크 A사와 5년 동안 4조원 이상, B사와 3년 동안 1조원 이상입니다. A사와 B사는 자료에 그대로 쓰인 표기이고, 어느 회사인지는 공시로 확인되지 않습니다.

이 숫자는 여러 해에 걸친 누적 규모입니다. 한 건의 계약으로 확정된 금액이 아니에요.

개별 공시로 금액이 못 박힌 것은 2026년 6월 9일 약 600억원 한 건입니다. 그리고 2026년 상반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5,978억원입니다. 수주잔고는 계약은 맺었지만 아직 매출로 잡히지 않은 물량을 말합니다.

4조원과 5,978억원은 세는 방식이 다른 숫자입니다. 앞의 것은 여러 해 동안 이 정도 규모로 거래하기로 한 계획이고, 뒤의 것은 지금 손에 쥐고 있는 물량이에요.

그러면 상반기에 실제로 매출로 들어온 돈은 얼마일까요?

상반기 매출 1조 6,330억을 사 간 거래처 3곳

매출이 27% 늘었다는 기사 제목만 보고 이 회사를 찾아보신 적 있으시죠? 2026년 상반기 연결 매출은 1조 6,33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7.3% 늘었습니다. 영업이익은 640억원으로 41.8% 늘었습니다. 2025년 연간 영업이익이 791.9억원이었습니다.

이 매출을 사 간 곳은 사업부마다 다릅니다.

전력사업부는 한국전력공사와 건설사에 팝니다. 송배전망과 건물 전기 공사에 들어가는 물량이에요.

통신사업부는 통신사가 주요 거래처입니다. 통신망에 깔리는 케이블이 여기서 나갑니다.

특수케이블사업부는 자동차 전장업체에 납품합니다. 차 안에 들어가는 배선 쪽입니다.

수출 비중도 한 단계 올라섰습니다. 2024년 11.7%였던 것이 2025년 25.6%가 됐고, 2026년 상반기에도 25.0%로 그 수준을 지키고 있습니다. 미국 법인이 연결 대상에 들어온 영향입니다.

상반기에 주주가 받아 든 변화가 하나 더 있습니다. 주식 수예요.

무상증자로 주식 수가 늘어도 최대주주 지분율은 그대로다

2026년 6월 회사는 무상증자를 결정했습니다. 발행주식은 1,654만 주에서 2,977만 주로 늘었습니다. 약 1.8배입니다.

무상증자로 발행주식 수는 늘어도 최대주주 지분율은 그대로인 가온전선

무상증자는 회사가 쌓아 둔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옮기면서 주주에게 새 주식을 나눠 주는 방식입니다. 밖에서 돈이 새로 들어오지 않고, 모든 주주가 같은 비율로 받습니다.

그래서 주식 수가 늘어도 지분율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LS전선이 들고 있는 81.62%도 그대로입니다.

여기에 얹혀 도는 이야기들도 있습니다. LS전선 상장이나 가온전선 상장폐지 같은 말이에요. 2026년 6월부터 8월 사이에 최대주주 변경이나 합병, 분할, 사명 변경을 알린 공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공시로 확정된 것과 업계에서 도는 관측은 다릅니다.

여기까지가 보고서와 공시로 확인되는 사실입니다. 남은 문제는 이 숫자들을 어떻게 나눠 읽느냐입니다.

가온전선 실적에서 제조와 유통을 나눠 읽는 법

계열사 안에 속한 회사의 실적표에서 놓치기 쉬운 것이 제품과 상품의 구분입니다. 매출이 얼마 늘었다는 숫자만 보면, 공장이 더 돌아서 늘어난 것인지 사다 판 물량이 늘어서 그런 것인지 구분되지 않아요.

반기보고서는 사업부별 매출을 제품과 상품으로 나눠 적어 둡니다. 전력사업부의 제품 9,143억원과 상품 4,505억원이 각각 어느 방향으로 움직였는지를 분기마다 대보면, 늘어난 매출이 어느 쪽에서 왔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 보지 않아도 되는 것도 있습니다. 해저케이블 수주 소식이 그렇습니다. 회사 자료의 계열 배치를 보면 해저와 지중 시공은 LS마린솔루션, HVDC는 LS전선이 맡는 영역이라 가온전선 실적표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초고압도 지금과 목표를 갈라 봐야 합니다. 가온전선이 지금 갖고 있는 것은 154kV 한국전력공사 인증입니다. 그보다 높은 초고압 시장 진입은 2027년을 목표로 회사가 밝힌 계획이에요.

이 글에 적은 수치는 2026년 상반기 반기보고서와 그 무렵 공시를 기준으로 합니다. 회사는 2025년 손익구조 변경 공시를 두 차례 정정한 적이 있습니다. 이미 발표된 숫자도 나중에 바뀔 수 있다는 뜻입니다. 사업부별 매출과 특수관계자 거래 내역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보고서 원문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목드럼사업부는 무엇을 하는 곳인가요? A. 전선을 감아 두고 옮기는 데 쓰는 나무 드럼을 만드는 사업부입니다. 전선을 출하할 때 함께 나가는 자재라 전선 물량이 늘면 같이 움직이는 성격입니다.

Q. 제품 매출과 상품 매출은 보고서 어디에서 볼 수 있나요? A. 반기보고서의 ‘사업의 내용’에 매출 실적 표가 실려 있고, 사업부별로 제품과 상품을 나눠 적어 둡니다. 분기마다 같은 표가 갱신되니 두 시점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 됩니다.

Q. 특수관계자와 주고받은 거래 내역은 어디서 확인하나요? A. 재무제표 주석의 특수관계자 거래 항목입니다. 회사별로 매출과 매입 금액이 정리돼 있고, 기말 채권채무 잔액도 함께 나옵니다.

Q. 전기동 값이 오르면 실적에 어떻게 반영되나요? A. 전기동은 전선의 주재료라 매입 단가가 원가에 바로 들어갑니다. 반기보고서의 원재료 항목에 매입 단가 추이가 나와 있어 시점별로 대볼 수 있습니다. 오른 원가를 판매 가격에 얼마나 옮길 수 있는지는 거래처와 맺은 계약 조건에 따라 달라집니다.

Q. 수주잔고는 언제 매출로 잡히나요? A. 계약한 물량을 실제로 납품하거나 공사를 진행한 만큼 매출로 인식합니다. 그래서 잔고가 커도 한 분기에 다 들어오지 않고 여러 분기에 나뉩니다. 보고서마다 잔고가 갱신되니 금액과 함께 늘었는지 줄었는지를 보면 됩니다.

Q. 무상증자로 받은 신주는 언제부터 사고팔 수 있나요? A. 무상증자 결정 공시에 신주 배정 기준일과 신주 상장 예정일이 함께 적힙니다. 상장 예정일 전까지는 새로 받은 주식을 팔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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